ㅇㅋ 이거 괜찮습니다. 아마 당분간 자전거 살때까지 이걸로 정착할듯
글을 너무 오랜만에 쓰네요. 그동안 많은 일들로 인해서 눈코뜰수 없이 바빳습니다만 (맹장때문에 배도 째고, 애도 아파서 밤잠도 설치고, 부모님 여행에, 집 공사 등등등) 사라지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위에 일들이 생겨서 바쁜것도 있었지만 2편에서 말했던 부업 을 틈틈히 하다 보니까 실력이 늘은건지 아님 재미가 붙은건지 요즘은 완전 신나게 하고 있거든요. 그걸 좀 소개 해드릴까 합니다.
간단하게 2편에서 Facebook Marketplace 에서 이리저리 다닐때 동네에 공짜로 나온거 있으면 줍어와서 파는걸 말씀드렸잖아요? 아직도 하거든요? 하지만 요즘 다들 같은 생각인지 공짜가 올라오고 "내가 가겠다" "언제쯤 픽업 하겠다" 등등 얘기하다 보면 벌써 누가 픽업했데요.. 딥빡 ㅂㄷㅂㄷ 물론 아직도 마켓에 틈틈히 올라오는것들을 매의 눈으로 사냥하고 있지만 워낙 바쁜지라 예전처럼 팍팍 줍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략을 바꾸엇습죠. 애기들때문에 큰 차를 샀으니 모든 사람들이 쉽게 픽업할수 있는 조그마난 제품들 말고 저는 가구를 픽업 해오기 시작했습니다. 드레서, 식탁, 부페(부페라고 부르는줄 처음 알았음), Drawer 등등등. 엄청 큰 차는 아닌데 의자 뒤에거 접으면 웬만한거 다 들어갑니다.
**꾸르팁 - 드레서 같은거는 서랍이 엄청 무거워요. 서랍 다 빼서 싣고 서랍은 아무대나 던져 넣으시면 혼자 또는 주인의 도움을 살짝 받아서 가능합니다. 저는 와이프랑 마실 나갈겸 같이 가는 경우 많은데 자꾸 돈 나눠달라고 해서 좀 부담 스럽네요 **
이사 가는 사람들이나, 새가구 산 사람들 가구 버리거나 처리하기 힘들거든요. 카운티에 돈도 내야하고. 그래서 Free 로 보통 올리거나 브랜드 있는거는 그래도 $20-50에 빨리 처리 할려고 올리더라구요. 테스트 할겸 하나 큰거 집어 왔습니다. 상태가 너무 좋더라구요. 일단 집에 공간이 없으니 문앞에 두고 대충 사진 찍어서 올려봤습니다. 원래 더 깨끗했는데 날르다가 제가 땅에 끌어서 왼쪽 모서리에 스크레치 엄청 많이 났어요. 그것도 다 찍어서 올렸습니다.
공짜로 집어 왔는데 $200에 올렸는데 $180에 바로 집어 갔습니다. 팔고나서 드는 후회가 한 $300쯤 올릴껄 그랬나 싶더라구요.
하지만 제 계획은 사실 이게 아니였죠. 이거 예쁘게 페인트 칠해서 넘기는 거였는데, 어떻게 운 좋게 브랜드 있는거가 걸려서 와이프가 그냥 팔아 버렸습니다. 아 물론 판돈은 제 주머니로 오진 못했어요.....
나름 페인트 칠해서 파는게 잘 먹히나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거였는데 실험도 못해보고 넘기는 바람에 다른걸 줍어 오기로 합니다. 허나 시간이 늦어서 뭐 새로운걸 픽업 할순 없었고 가능성을 본 저는 이미 마음이 달아 올라 어쩔수 없이 집 구석 어딘가에 쳐박혀 있던 티비 스탠드를 칠해 보기로 합니다. 12시까지는 하는 월마트에서 가서 서둘러 프라이머와, 페인트, 그리고 Top coat 를 사고 막 칠해 봤어요. 이게 마르는걸 기다려야되서 바로바로 끝나진 않더라구요.
완성작은 이런느낌
첫번째 실험작이고 콸리티는 말로 다 표현 못할정도로 처참합니다. 여기저기서 긁어 모은 지식들을 가지고 처음 시도해보는거라 아마 가까서 보셨으면 "이런걸 팔겠다고 하는 양아치가 요기잉네~" 라고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만 올리자마자 다음날 $280에 훌렁 팔렸습니다.
왜냐고 묻지 마세요 저도 궁금하니깐. 그것도 막 바로 사고 싶다고 해서 밤 9시 다되서 오셧고 저는 무서워서 집 앞에 내놓고 맘에들면 가져가면서 벤모 해라. 하고 문 잠그고 안나갔습니다. 하지만 그거 아니? Ring 으로 다 보고 있었다는거. 뭐라뭐라 하는데 러시아사람 같았음...
다시 한번 깨달은건 "뭘 만들건 누군가는 원하게 되어 있구나" 와 "역시 제품보다는 사진이 세일즈를 하는구나" 라는 생각...
어째뜬 간에 오케이! 팔리는 구나 라고 확인을 한후에 이제 본격적으로 해볼까하는데, 와이프느님은 "그냥 저번처럼 줍어다가 바로 파는게 짱이야!" 라며 핀잔을 주셨드랬죠. 그럼 지가 하든가. 맨날 내가 뭐만 하려고 하면 뭐라뭐라 하다가 좀 자리잡고 괜찮아 보이면 와서 훈수 두고 돈 뺏어가고 그럽니다.
다음날 홈디포 들러서 본격적인 재료들은 좀 구비해 두었고 (샌드 페이퍼, 붓, 프라이머, 페인트, 조막만한 롤러 - 사실 이것만 있으면 웬만한건 다 됨) 언넝 페북마켓을 다시 켜고 공짜! 공짜!! 공짜!!! 를 찾습니다.
그리고 짜잔~~
아 왜 색깔이 다르냐고는 묻지 마세요. 나도 그런거 잘 몰랐으니까. 이게 나무 재료가 다르면 그렇다고 하네요. 색깔을 죽이는 방법이 또 있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슬쩍 슬쩍 풀도록 해요.
왼쪽꺼 하루 오른쪽거 하루 해서 이틀걸렸습니다. 근데 완전 붙어서 열심히 하는게 아니고 점심 먹고 샌딩질 좀 하고, 화장실 갔다가 오면서 프라이머 한번 바르고, 애기들 밥 먹을때 페인트 바르고, 다먹고 자러 들어가면 탑코트 한번 바르고 이런식으로 짬짬이 했어요. 이거를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못하고 페북에 팔생각만 해서 비포어 사진을 못찍었어요. 그냥 자주 보이는 사이드 테이블같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페북 마켓에 내어 놓으려고 사진 찍고 있는데 어머님 오시더니 가져가셨습니다. "엄머 엄머 ~내 소파 옆에다가 두면 딱이겠다" 하면서 가져가셨는데 소파 색깔이랑 하나도 안맞아요.
이거 팔려고 만든거라고 하자 "내가 줄께 얼마야?" 하시길래 아직 나도 팔아본적이 없으니까 잘 모르겠다고 하자 $100 주시겠다고 하시더니 가져가시고 돈은 아직도 못받았습니다.... 그냥 연습한셈 쳐야할까봐요. 대신 이번에는 샌딩도 연습해봤고 이래저래 시행착오도 있어서 다음거는 더 잘할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꾸르팁 - 위에 사진 같은 사이드 테이블은 일도 쉽고 빠르고 줍어오기도 쉬운데, 잘 안팔려요. 가격을 완전 낮추거나 해서 빨리 빨리 턴오버 시키면 상관없는데 생각보다 프라핏 남기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또 동네에 따라서 다르고, 어디까지나 이건 자기 아이디어가 특별함을 만드는거니 (라고 말하고 그냥 유명 브랜드 디자인 카피) 판단은 스스로의 몫으로 던지도록 할게요 **
이번에는 이놈을 줍어 오도록 합니다 (사실 실제 사진은 아니고 다른놈인데 똑같이 생긴놈 줍어 왔었어요. 대신 그놈은 가운데 한줄 더 추가 해서 6인용 만들수 있음).
$20불 주고 사왔어요. 원래 사는게 당연한건데 하도 공짜만 줍다 보니까 뭔가 억울하더라구요 돈주는게. 사람이 참 이렇게 간사합니다...
어재뜬 샌딩도 해봤겠다 죽어라 샌딩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망콸리티를 $280에 팔았던 것에 대한 벌일까요? 아님 얄팍한 지식으로 돈을 벌려고 했던 것에 대한 인과응보일까요? 열심히 윗판을 샌딩하고 있었는데 하다 보니까 나무가 더이상 안보이고 무슨 다른 모양이 나오더라구요? 뭐지?? 뭐지???? 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리서치 해봤더니 원목이 아니였습니다. Veneer 라고 하는데 나무긴 나무인데 엄청 얇게 예쁜 모양만 내놓은걸 싸구리 나무에 붙혀서 고급져 보이게 하는 아주 놀라운 테크닉을 선보여줌으로서 나는 망했네
그러나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 여기서 포기할순 없죠. 윗판은 예쁘게 샌딩해서 나무 느낌으로 나두고, 아래쪽은 진한색으로 페인트를 하는게 목표였는데 이렇게 된이상 전체 페인트로 가야하나... 생각하는 중에 나의 번뜩이는 두뇌가 조용하게 "테두리만 남겨. 그놈이라도 살려야지" 라며 귓속말을 해줬습니다.
그래. 나의 명석한 두뇌를 믿자! 라며 열심히 작업한 결과
짜잔~!
그 빵꾸나서 나무 없어진 부위는 Wood Filler 를 사서 채우고 페인트로 칠해서 덮어 버렸습니다. 완전 망해서 패닉했었는데 그래도 나름 잘 나온거 같아서 뿌듯해요.
페북에는 $280에 올렸고 올리자 마자 계속 is it available? 띠롱 띠롱 울려서 행복했는데 이번건 와이프가 우리 콘크리 식탁 어머님 드리고 우리 이거 쓰자고 쓰고 있는중입니다. 자꾸 비용만 나가고 들어오는게 없어서 환장하겠는데 일단 포텐셜은 확인한 상태여서 당분간은 쭈우우욱 해볼생각이에요.
연습용으로 만든 잔잔 바리들이 몇개 더 있었는데 다 팔리고 해서 사진이 없네요.
짧지만 지난 몇주를 지켜본 결과 자그마한 팁/노하우/느낀점을 공유하자면
- 일단 기본적으로 작업 완료된게 한 3-5개 정도는 인벤토리에 있어야지 될듯 싶습니다. 잘팔리는건 금방 나가는데 안팔리는건 시간이 좀 걸리니 하나 만들고 팔리길 기다리기 보다 한 3-5개 마무리 된게 있으면 꾸준하게 나갈거 같아요. 하지만 대 저택에 살거나, 창고가 있거나, 가라지가 있지 않은한 킵할 공간이 없기때문에 1-2개 작은거 큰거 하나 이런식으로 섞어서 해야할거 같아요.
- 원목은 무적권 가져와야 한다는게 일단 느낀점입니다. 라미네이트, veneer 뭐 등등 다 어떻게 색깔이랑 손잡이 조합해서 예쁘게 할수 있는데 sanding 해서 저 나무 느낌 내는건 나무가 아니면 안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무를 좋아해요.
- 또 하나 느낀점은 제가 가격을 너무 낮게 올린게 아닐까 하는거에요. 보니까 이거 전문적으로 하는사람인지 아님 취미로 하는 사람인지 동네에 두분 더 계시더라구요. 막 $650 씩 때려 올려 놓습니다. 슬쩍 들어가서 프로필도 보고 팔린 히스토리도 봤는데 꾸준하게 계속 팔렸더라구요. 몇개 더 해서 저도 콸리티좀 올라가면 가격을 좀 올려 볼 생각입니다.
지금 거의 작업 마무리 된게 몇개 더 있는데 오늘은 너무 졸리니까 내일 계속 이어 가도록 할게요. 참고로 이제는 비포어 사진도 찍음.
그럼 20000~ (알아들으면 늙은거임)
'미국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에서 애 키우다 보니 한국보다 힘든점 1/2 (8) | 2024.09.19 |
---|---|
미국에서 집에서 하는 부업 4 - '내가 빌려 드릴게' (24) | 2024.09.07 |
미국에서 째버린 맹장 (7) | 2023.03.18 |
미국 재택 근무가 낳은 불상사 (5) | 2022.06.22 |
미국에서 집에서 하는 부업 2 (8) | 2022.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