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 있는 미국 생활과 한국생활의 다른 점을 한번 살짝 나열해 볼까 합니다. 장/단점은 어디까지나 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니 제가 느꼈던 차이점들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점!!
1. 공기가 좋다
뭐 의심의 여지가 없죠 이건.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부터 공기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약간 냄새는 이질적이에요. 익숙지 않은 냄새여서) 공항을 나오자마자부터 쭉 나무들도 늘어서 있고, 집에 있어도 집 뒤로는 숲? 까지는 아니어도 늘 여기저기 나무, 풀, 꽃 등등이 널려 있습니다. 약간의 부작용이라면 벌레가 아무래도 많겠죠?
2. 경쟁과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얼마를 버는지, 어느 동네 사는지, 무슨 집을 샀는지, 어디에 다니는지 딱히 궁금해하지도 관심도 없습니다. 물론 궁금해하는 경우도 있죠. 이사갔다 하며는 오우 어디로 갔냐? 일에서 더 가깝냐? 일 옮겼다고 하면 오우 어디로 옮겼냐? 더 나은 직장이냐? 등등 궁금해 하는 경우도 있는데, 뭔가 질문에 답하기가 불편하지 않습니다. 질문을 통해서 다른 정보를 유추해 내려는 의도나, 자신과 비교해보려는 의도가 없어서 부담 없이 대답해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마저도 원치 않으시면 대답 안 하시면 캐묻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경쟁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어서 약간 남을 의식? 비교? 하는 마인드가 강하잖아요? 물론 저도 그랬고. 근데 미국에서 살다 보면 그런 쪽에서 많이 여유로워지는 거 같아요. 옆사람이 앞으로 치고 나간다고 내가 처지지 않기 위해서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도 안 들고, 내가 이렇게 간다고 해서 그게 틀린 길이다 지적하는 사람도 없고, 그냥 쟤는 쟤의 삶을 살고, 나는 나의 삶을 산다 라는 느낌. 저는 미국 살면서 가장 좋은 점중 하나가 이거였고, 지금도 가장큰 좋은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 '반 강제적' 경조사가 적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는데 제 입장에서는 편한 건 사실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 달 걸러 하나씩 꼭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가족모임이 있다던지, 친구 모임, 지인 이벤트, 가족분 생신 등등. 늘 그게 부모님 생활에 스케줄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내가 원해서 제가 스스로 스케줄에 추가하지 않는 한 그런 '반 강제적' 모임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저하게 적어요. 그나마 제가 참석하는 거는 가까운 사람 결혼식/지인 장례식 정도. 그나마도 스케줄이 안돼서 못 간다고 하면 손가락질하는 분 없습니다. 수많은 경조사에 들어가는 시간과 돈들이 다 자기 계발에 쓰일 수 있고, 가족들과 보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4. 야근 + 회식 문화가 없다
저는 처음 제대로 된 미국 회사에 취직하고 야근(오버타임) 했었습니다. 일도 남들보다 빨리 배워서 회사에 도움이 되고싶고, 하루빨리 내 임무들을 능숙하게 해야지.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한 3주 차 됐을 때 보스가 와서 그러더라고요. 뭐 할게 많냐고 왜 늦게 가냐고. 그래서 그냥 일 빨리 배우고 싶고 익숙지 않은 것들을 이해하려고 공부하고 노력 중이다. (그리곤 속으로 오케이 됐어. 나를 어필했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반복되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되니까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지 말아"라고 웃으면서 조언하고 쿨하게 퇴근하셨습니다. 그 이후에도 직장을 옮겨가면서도 야근이 강조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또는 급박하거나 하면 종종 자의로 오버타임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오버타임 한경우에는 보통 다른 날 더 일찍 퇴근한다던가 아님 휴가 때 얹어서 쓴다던가 합니다.
회식도 뭐 당연히 강요되지 않습니다. 아마 한국도 요즘은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나가서 때려 마시고 밤늦게까지 원치 않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없습니다. 해피아워 (가게에서 사람들을 끌기 위해서 일정 시간 동안 술/음식 등의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리는 시간)라고 해서 가끔 팀들끼리 근무 후 (가끔 근무 중에도) 모여서 맥주 한잔씩 마시고 수다 떨다가 흩어지는 경우는 있어도, 8시 9시 10시 11시 이런 경우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가족들과 저녁시간을 보내고 또 내일을 준비해야죠. 그것마저도 원치 않으면 나는 오늘 별로 안 내키네 그러면 두 번 물어보지도 않고 오케이 다음 기회에 하자고 쿨 거래임. 개인 시간을 존중해주는 문화 때문인 거 같아요. 집단보다는 개인. 회사보다는 가정.
저는 처음에 퇴근 후에 다 같이 모이자고 해서 와이프 동행해서 같이 갔었는데요 (영어 너무나 무셔워서 와이프 데리고 감) 늘 먹듯이 때려마시고 있었더니 동료 한 명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와이프에서 "원래 저렇게 많이 마셔?" 라며 묻더군요. 보통 모이면 그냥 간단하게 스낵이랑 맥주 한두 잔 정도 마시는 정도입니다. 물론 더 때려 마실 거면 마음 맞는 사람 찾아서 마시는 건 자유.
5. 늦은 나이에도 제공되는 기회
- 저는 아직도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에 대해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나 한국인들이라면 그 기회는 배가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사람들 머리가 기본적으로 좋습니다. 한국에서 잔돈 계산할 때 손가락으로 세는 사람 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미국에서 봤습니다. 같이 일해보면 알아요. 똑똑해요 한국 사람들. 일단 한국인들은 기본적인 뇌지컬을 가지고 일도 잘하고, 눈치도 빠르고, 회사에 충성심도 높고, 책임감도 높고, 시끄럽지 않고, 불만 많지 않고, 사람들이랑 문제 안 일으키고, 그냥 제 생각에 효율적으로 일하기에 최 적화돼있는 종족인 거 같습니다.
- 한국에서 같은 뇌지컬에 노출되어 그 속에서 경쟁하고 이겨내고 하느라고 받는 스트레스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공부 잘하는 놈은 그냥 잘하는가 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잘하나 보다 그러고 넘어가지 '나도 저만큼 말을 잘해야 대. 나도 저렇게 공부를 잘해야 대"라고 기를 쓰고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없습니다. 너는 너~ 나는 나~
- 그래서 한국인들에게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픈되어 있는 거 같다.라는 생각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대학 입학시험도 한국 입시만큼 힘들지 않고, 다른 모든 면에서도 난이도나 경쟁면에서 더 수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 의대보다 미국 의대 가는 게 더 찬스가 높습니다. 한국에서 약사 되는 거보다, 미국에서 약사 되는 게 더 쉽고, 한국 회계사 되는거보다 미국 회계사 되는게 더 쉽고, 한국에서 변호사 하는 거보다 미국이 더 찬스가 높은 거 같습니다. 이유인즉슨 한국에서 같은 수준의 사람들끼리 100명 중에 1명을 뽑는다면, 미국에서는 10000명 중 100명을 뽑는 겪이에요. 한국인들은 보통 항상 상위건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찬스가 높습니다.
- 여담으로 한국인(동양인)들은 역차별을 받습니다. 너무 똑똑하고 해서 다른 사람들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점수를 오히려 깎아요. 제가 들은 기억으로는 2400 만점에 흑인은 받은 점수+250 정도를 해주고, 동양인은 받은점수 -50을 해서 평가한다고 들었습니다. ㅂㄷㅂㄷ
- 저도 미국 처음 와서 느낀 게, "아니.. 이 사람 별로 못 미더운데 이 사람이 변호사라고?"라는 생각 들었어요. 그 변호사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에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들이 다 준비된 다음 일에 투입 된다면, 미국은 적당히 준비된다음 일에 투입되고 일을 하면서 익힌다는 개념입니다.
** (한국에서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다 보고 나서야 회계사로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미국은 다릅니다. 회계 전공을 했거나, 회계 전공을 하고 있거나, 심지어는 회계 관련 전공이 아니어도 일단은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필요에 의해서 "본인의 선택으로" CPA (Certified Public Accountant : 공인 회계사) 시험을 치고 공인 회계사가 됩니다. 본인의 선택이고 자격증이 없다고 해도 회계사로 활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
- 뇌지컬이 강한 한국인들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전문직에 진출하는 게 더 쉽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영어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야겠죠..?) 하지만 제가 다른 포스트 (아래참조) 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영어 못하는데도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등 전문직 하시는 분들 많아요. 저 고등학교 때 ESL에 같이 있던 베트남 친구가 약사 된 거 보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영어를 진짜 못했었거든요.. 너무 반가워서 오랜만에 인사하고 그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도 못하고 있었거든요
더 많은 장점들이 있겠지만 제가 가장 크게 느끼는 장점들을 써봤습니다. 그 외에도 인격존중, 회사 내 분위기, 교육환경 등등이 있겠습니다.
그럼 단점들도 좀 알아볼까요?
1. 인터넷
- 저는 이게 제일 불편했습니다. 인터넷이 일단 느려요. 지금은 그래도 많이 발전했는데 저 처음 미국 왔을 때 인터넷이 집까지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해서 모뎀 썼습니다. 띠~ 이~ 띠이띠이~ 하는 전화 다이얼 걸어서 겨우겨우 버디버디 접속해서 친구들 인사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얼마 안 가서 인터넷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신나는 마음으로 신청했더니 한국 처음에 나온 메가패스 반이나 되는 정도의 속도였나 싶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누가 전화기 들어서 끊기는 일은 없어서 행복했었습니다.
- 심지어 요즘도 인터넷이 자주 끊겨요. 밖에 바람 많이 불고, 비 내리고 하면 인터넷도 느려지고 와이파이는 끊어졌다가 잡히기를 반복합니다. 이건 저희 집만 그런 게 아니고 주변 집들 다 마찬가지예요. (저희 집 시골 아닙니다... 나름 다 갖춘 동네예요)
2. 의료 시스템이 최악이다
- 뭐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미국 의료시스템이 최악이라는 거는 공공연히 다 알고 있는 사실 + 너무나 유명한 얘기죠. 보험 들면 되지 않냐고 하시지만, 직장에서 제공해주는 보험 베네핏이 없으면 보험비가 비쌉니다. 또 아무나 보험에 들어주지도 않아요. 몇 년 전 미국에서 제일 큰 보험회사에서 이 사람은 보험에 받아주면 수익이 나지 않을 거라고 보험 신청을 거절했던 사건이 있었죠. 암에 걸리셔서 보험이 절실히 필요하신 분이었는데... 아니 아파서 보험이 필요한 건데 이미 아파서 적자 날까 봐 못 들어준다고 하면, 그것도 제일 큰 회사가 그러면 아픈 사람은 그냥 죽으라는 건가요...
- 보험이 있어도 병원 가기도 번거롭고, 오래 걸리고, 병원비도 비싸고 아주 그냥 최악이에요. 와이프 출산하러 갔을 때 애 낳고 다음날부터 퇴원 수속 진행 됐습니다. 이유인즉슨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으면 병원이 수익률이 낮아지거나 적자라고 빨리빨리 내보낸 다고 그러더라고요. (물론 병원 측에서 얘기한 건 아니고, 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이 말해줬습니다) 이미 돈 되는 치료나 서비스는 다 제공했고, 그 이후부터는 병원에 잇는 동안 나가는 전기세, 약, 식사 등등 때문에 별 이득이 없으니 돈 되는 새로운 환자를 병실에 채워야 해서 빠르게 퇴원시킵니다. 심지어 아파도 입원도 잘 안 시켜요. 그래도 그분들을 뭐라 할 수도 없는 게 시스템이 그러니까 그분들은 그걸 그냥 따르는 것이고.. 우리는 그냥 감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3. 뭐든 느려요...
- 우리 한국 사람들은 성격 급하잖아요? 그걸 고려해서도 매우 느립니다. 특히나 관공서 같은 곳 가면 철밥통이어서 그런지 느긋~~ 해요. 예를 들어서 저희는 손님들이 막 몰리면 마음도 급해지고 몸도 빠릿빠릿 해지면서 어떻게 해서는 빠르게 일 처리해서 손님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려고 하잖아요? 여기는 안 그렇습니다. 사람이 몰리던 아니던 그냥 똑같습니다. "나는 내 하는 일 하고 있고, 사람이 몰린 건 내가 잘못한 거 아니고, 사람이 몰리면 내가 더 일을 빨리 하고 많이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을 더 뽑았어야지. 매니저 잘못이네"라는 마인드. 아마 일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다른 거 같아요. 그래서 불편합니다. 저는 운전면허증 한번 갱신하러 가면 그냥 하루는 반나절은 스케줄 다 뺍니다. 가서 기다리고 뭐하고 하면 진짜 반나절 그냥 확 날아가요. 다행히도 요즘은 인터넷으로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4. 술 먹기가 불편한 나라
- 제가 술 안 마시는 이유가 술 먹고 집에 올 방법이 없다는 거 때문에 끊었습니다. 요즘에서야 집에 친구들 놀러 오면 맥주 한두 잔씩 하곤 하는데. 일단 술을 마시러 나가려면 무조건 차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어디 뉴욕에 사시지 않는 한 미국 내 모두 비슷할 거예요. 그럼 운전해서 가면 술을 마시면 차를 가지고 올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람 불러서 데려다 달라던지,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이게 비용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나마 요즘은 우버(Uber)가 있어서 예전만큼은 아닌 거 같아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우버 무셔워요... 술 취해 있는데 차에 태워서 그냥 스을쩍 다른 곳에 떨궈놓으면 어디 걸어서 돌아오지도 못합니다. 대중교통도 없고요.
- 미혼 싱글일 때는 술 마시고 집에 가야 하고 그러면 그래도 이거 핑계 삼아 라이드 좀 해달라고 여자 사람 친구 들이라도 불러낼 건수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와이프 느님 밖에 부를 수 없어서 라이드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이렇게 미국 생활 장/단 점을 알아봤는데요. 사실 하나씩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겠지만, 제가 피부로 느끼는 것들을 적어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다고 믿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자녀가 생긴 이후로는 특히나 더 그래요.
틈틈이 장/단 점이 생각나면 와서 추가해보도록 할게요.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하시고, 좋은 꿈 꾸시는 밤 보내세요!
미국 생활 장단점 2편도 준비 되어 있으니 들러서 읽고 가세요~
미국 살면 좋은점/나쁜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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