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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삶

미국 독립기념일 Independence Day

by EasyLife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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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기념일 Independence Day - 부제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7월 5일 일요일, 하지만 전혀 주말 같지 않은 주말입니다. 할 일과 공부가 너무 많아서 어쩔 때는 주말이 더 바쁩니다.

 

어제는 7월 4일 미국 독립 기념일. Independence Day라고도 하고, July 4th (쥴라이 뽈 th 번데기 발음 유의)라고도 불립니다. 이날은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서 다들 보통 거리에 나와서 또는 삼삼오오 동네에 모여서 또는 학교나 공원 같은 곳에서 대대적으로 불꽃놀이를 합니다. 물론 공휴일이고요 이번에는 4일이 토요일이었던지라 3일부터 연휴였습니다

 

 

사진은 https://ket-nyet.org/2016/07/05/fireworks/ 에서 참조. 제가 직접 찍은건 없어요 이유는 아래에

 

 

어릴 때는 이게 뭐라고 그렇게 기다려지던지 친구들과 모여서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서 불꽃놀이 사서 저녁에 어둑어둑해지면 다 같이 하고 했습니다. 세상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저도 고등학교 때는 엄청 했었어요. 미국에 사실할게 많이 없습니다. 특히나 학생일 때는 어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도 없고, 가려고 하면 차가 필요한데 흙수저에게 차가 있을 리가 만무하겠죠? 차있는 친구들 꼬셔서 가까운 월남 국숫집 가서 한 그릇 때리고 오는 게 가장 큰 행사이자 행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이날이 더 기다려졌었고 날이 오기 며칠 전부터 설레곤 했었습니다. 7월 4일이 슬슬 다가오면 보통 편의점 주차장이나 큰 마켓 주차장 등등에서 불꽃놀이를 파는 트럭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당시 친구 중에 좀 사는 친구가 있어서 그 녀석이 큰 거 하나 사 오면 저희는 잔챙이들 몇 개씩 사서 나눠서 함께 놀곤 했었죠. 즐거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좋은 추억이네요. 어디 외장하드 뒤져보면 그 시절 사진이 있을 것도 같은데, 아마 그 시절 여자 친구가 함께 나왔을 것으로 우려되어 와이프 느님이 보지 못할 만한 곳에 영원히 봉인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대규모 불꽃놀이들은 죄다 켄슬 되었는데, 동네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서 하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동안 제가 큰 죄를 지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시끄러워요. 삐유유유유유융 뽱!! 할 때마다 짜증 지수와 심장이 벌렁벌렁 합니다. 작은 개는 놀래서 벌벌 떨고 있고, 큰 놈은 놀래서 짖습니다. 그러면 또 제발 제발 제발 잠들렴. 하면서 재운 저희 아가가 으앵~ 하면서 뒤척이기 시작하죠. 로또 당첨번호 4개 맞고 마지막 거 오픈하는 거보다 더 긴장됩니다. 두 번 뒤척이고 다시 잠이 드느냐, 두 번 뒤척이고 헬파티를 열어주느냐 나름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데 밖에서는 아주 신났습니다.

 

뒤척이다 다시 잠드나...? 싶으면 또 삐유유유융융 뽱!!!! 다시 잠들라고 하면 삐유유유유융 뽱아앙! 어떤 눈치 없는 놈은 연발탄을 샀는지 삐잉~삐잉~삐이이이이 이~ 뽜바바바바바바바바박!!! 하는데 뛰어 나가서 불꽃놀이 뺏음 다음 엉덩이에 쏴버릴까 하는 충동을 겨우 참았더랬죠.

 

그러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학생일 때도 늦은 밤까지 불꽃놀이 하곤 했는데 주변에 사시는 분들은 같은 고충을 겪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주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과 감사의 말씀을 표하고 싶습니다. 분명 갓난아기 키우는 집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저희 집 아가도 커서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또 불꽃놀이 해달라고 조르겠죠? 그럼 또 저녁에 나가서 해주고 주변 사람들은 그 소리 들을 테고. 다 돌고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그런 날을 생각해서 너그러이 참고 넘어간 걸 잘한 것 같습니다.

 

어느새 일요일 오후네요. 다들 주말 잘 마무리하시고 좋은 한주 시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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