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라이프

미국 집 DIY로 직접 리모델링 해보기

EasyLife 2020. 7. 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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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쉬는 날이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와이프님께 배웠어요. 주말은 쉬는 날 아니라고. 사랑스러운 그녀는 늘 저를 달콤한 단어들로 유혹합니다 (예: "나와 함께" "같이" "쉬는 날" 등) 그러면 저는 마치 꽃향기에 이 끌려 날아가는 한 마리의 나비처럼 그녀의 꼬임에 넘어가 주말을 헌납하곤 합니다. 오늘 '쉬는 날' 이니까 '나와 함께' 페인트 '같이' 칠하자! 하지만 결과를 보면 그 어느 것도 사실이 없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쉬는 날인데 쉬는 날이 아니게 되고, 같이 함께라고 했지만 소파에 누워있는 그녀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저희 집 주방이에요. 색이 아주 아름 답죠? 누가 봐도 어르신이 쓰셨던 느낌이 확 풍겨 옵니다. 아 물론 뒷 배경의 페인트도 썩 맘에 드는 색깔은 아니네요. 하지만 저는 이사 오고 나서도 한동안 함구했었죠. 왜냐면 말을 꺼내는 순간 제 일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기어코 그녀는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캐비닛 색깔 좀 바꾸고 벽도 새로 좀 칠하자고. 미술을 전공 '하려 했던' 그녀는 색깔 조합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여주며 색깔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느낌과 함께 느껴지는 촌스러움이 일품이네요
검은색으로 자리한 냉장고 오븐 등등이 맘에 안들지만 저는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하나 바꾸려면 다 바꿔야하는데 그것디 자 제 일이 될테니까요.

 

 

다 칠하면 짜장면 사준다고 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일단 하나하나 문을 다 뗍니다. 그리고 약을 뿌려서 정성스럽게 닦아줍니다. 깨끗해 보였는데 막상 닦기 시작하니까 기름때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땀 뻘뻘 흘려 가면서 정성스럽게 닦았습니다. 제가 한쪽에서 닦으면 와이프 느님은 마른 걸래로 한번 닦아주고 페인트가 잘 먹을 수 있게 다른 약품도 발라 줍니다. 약이 마르면 이제 본격 적으로 페인트를 칠해줍니다. (저희는 아마존에서 Nuvo?라는 제품 사용했어요)

 

너무 열심히 집중하느라 중간중간 사진 찍는 걸 깜빡했네요. 어느 정도 각오는 했다만 시간이 엄청 걸리더라고요. 바르고 말리고 바르고 말리고.. 캐비닛 통이 생각보다 많아서 쭈욱 칠하고 지나가면 처음 칠한 게 마르기 시작해서 다시 칠해주고 그랬는데 하다 보니 덜 말라서 처음에 바른 게 벗겨지더라고요. 욕 한 바가지 먹고 그냥 칠해놓고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했습니다. 시간 좀 절약하면서 해보려다가 페인트 벗겨져서 시간 두배 걸렸어요.

 

미리 작업 순서를 알았으면 마르는 시간 계산해서 진행했으면 쉬웠을텐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강하게 들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습니다. 돌 깎는 심정으로 사근 사근 하면서 유튜브 틀어놓고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페인트가 다 마르고 나면 사진에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약간 빈티지 느낌을 주는 스테인 같은 거를 발라줍니다. 그러면 너무 하얗지 않고 약간 얼룩? 같은 느낌이 주우욱 생겨요. 그렇게 색이 변하는 걸 지켜보며 짜장면 하나 때리고 나면 아래처럼 완성.

 

 

저기 왼쪽에 보이는 공간은 개집이다. 내 오피스보다 큰거 같은데 만족하지 못하고 늘 나오고 싶어한다. 욕심많은놈들 같으니냐고
오른쪽 끝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캐비넷 문들을 칠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는것이 인상적이다
앞에 보이는 에어프라이기는 와이프님께서 애용 하는 제품으로, 삼겹살 에어프라이기에 튀겨 먹으면 맛있다고 해준다고 해서 삼겹살을 반숙으로 먹었던 기억이 있다

 

Before & After 사진좀 많이 찍어놓을걸 하는 후회가 듭니다

 

글로 적으니까 금방 끝난 거 같아 보이는데 주말 두 번 날렸습니다. 이게 일 자체는 그리 많지 않은데 마르는 거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하실 거면 미리 닦아놓으시고 대충이라도 한번 먼저 페인트 바르세요. 지금 보니까 첫 번째 대충 아무렇게나 발라도 두 번째 바르기 시작하면 색깔 엄청 잘 먹습니다. 

 

백 퍼센트 제 마음에 드는 색깔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족해야 합니다. 맘에 안 들어하면 색깔 바꿀까?라는 위험한 발언이 나올 수가 있어요. 

 

저와 다르게 와이프 느님은 굉장히 맘에 드셨는지 위층 화장실도 같은 제품 사서 색깔만 다르게 칠하자고 하는데 일단 오늘 아픈 척 하긴 했으니까 다음 주 정도에 피크라고 하면 될 거 같습니다. 혹시 화장실 칠하게 되면 사진 많이 찍어서 올릴게요. 진행 순서와 제품 소개 새참 등등 자세하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그럼 다음 포스트에서 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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