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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CPA) 도대체 무슨일 하는사람 일까? 2탄 Auditor (감사인)

EasyLife 2021. 7. 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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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은 일요일 저녁. 해가 저물고 밤이 다가와 세상을 어둡게 물들이며 몇시간 후면 월요일이라는것을 다시한번 인지시켜주는 순간부터 저의 우울감은 극대화 되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그러셨죠. 월요병은 일이 싫어서가 아니고 너의 회사가 거지같아서다. 아닌데? 난 우리 회사 좋은데? 그냥 일하는게 싫은데??
빨리 나의 시드머니들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저에게 이른 은퇴를 선물해줬으면 좋겠네요. 잘있니 나의 도지들아?


저번 포스팅에서는 회계사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 에 대해서 좀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조금더 구체적으로 어떤직종에서 어떤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을 안보셨다면 많은 도움이 되는 알찬 정보들을 꾹꾹 담아 놨으니 일단 보고 오시죠

(1편으로 VCR 스타트!)



보고 오셨나요?
그렇다면 오늘은 그 많은 회계관련 분야 중에서 어떤곳에서 어떤일들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회계사를 생각하시는분들이나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하신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번 잘못들인 발은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수 있으니까요 후후후후후훗



퍼블릭 어카운팅은 저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남의 회사 도와주는 겁니다.
남의 회사를 위해서 계산도 해주고, 분석도 해주고, 대신 일도 해주고, 뭐도 만들어주고, 부족한건 가르켜주고, 아부도 좀 해야하고, 청구도 왕창 때리고 등등등

그리하여 오늘은 퍼블릭 어카운팅에서 하는일들에 대해서 좀 알아보도록 해요.


1. Auditor 감사인 (financial audit / financial statement audit)


듣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 지는 단어이자, 제가 회계사 준비할때 가장 아름다운 로망을 가졌던 직종.
회사 다니시는 분들은 '회계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감사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분들께 여쭈어 보면 남의회사 와서 이잡듯이 조지고 간다고 표현을 하곤했습니다. (feat. 우리아빠)

회사는 스스로든 다른 삼자를 통해서든 본인 회사에 대한 재무제표를 만듭니다. 재무제표란 자세히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일종의 회사 성적표 같은거에요.

올해 우리 잘했는지 (올해 성적), 잘했다면 뭘 잘했는지(체육? 음악? 국어?), 뭐가 별로였는지 (영어? 영어? 영어??), 현재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뭘 구상하고 있는지 등등등. 이것들이 죄다 숫자로 표현되서 성적표가 나오는거죠.

구글에서 아무거나 골라왔습니다. 손익계산서네요. 매출 얼마했고, 관련 지출 들이 얼마가 나가서 이정도 남았다. 아 물론 '안남았다' 가 나올수도 있죠. 정리되어 있어서 간단하게 손익이 나오지만 이게 또 아는만큼 보이는 신비로운 성적표 입니다.

 

이건 한국말 버전 재무상태표. 원래 대차대조표 라고 불렀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또 봐도 느끼는건데 한국말로 보니까 진짜 어려워 보이네요. 외계어도 아니고..



그럼 왜 성적표를 만들까요? 어디에 써먹을대가 있어야지 그 성적표도 의미가 있는게 아닙니까?? 좋은 대학을 간다던지, 좋은 과외 일자리를 구한다던지, 하다못해 부모님께 용돈이라도 더 받는다던지.

맞습니다. 이 회사의 성적표를 보기를 원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있었으니

예를들면 회사 CEO 는 이 성적표를 절실히 보고 싶을거에요. 왜냐면 내 보너스가 결정될수 잇으니.
구매 부서에 미스터 킴도 궁금할수 있습니다. 이 회사에 내 비전은 있는건지.
회사 사장님도 보고싶죠. 내돈들어갓으니 얼마나 나한테 돌아올건지.
주주들도 보고 싶겠죠? 내 주가에 영향을 줄터이니
회사에 돈 꿔준사람들도 보고 싶습니다. 내돈 회수는 할수 있는 상황인지. ex) 은행이나 벤쳐캐피탈 같은애들.
관세청도 궁금하겠죠? 얘들 올해 세금 얼마 내려나

* 잠깐 인포. 돈 꿔준사람들이 무서운게, 회사 성적 떨어지면 남은 잔금 일시 지불하라고 계약서에 명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 떨어지면 나중에 회수 못할까봐 *

 

 

 



이런 저런 이유로 재무제표는 작성되어야 하지만, 문제는 이 재무제표들이 회사를 통해 직접 만들어 진다는 거죠. 내 성적표 내가 만들어서 올 A 받았다고 어머님께 보여주면 아마 그날 저녁에 국자는 국을 푸는 용도로만 쓰이지는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성적표가 믿을만하다고 확신을 주는사람이 필요하니 그들이 바로
감.사.인

그들은 뛰어난 감각과 노하우, 오랜시간 축척된 감사 테크닉, 여러 분야를 거침으로서 얻은 방대한 지식 을 토대로 감사 프로세스를 통해 재무제표에 일정수준의 확신을 줍니다.

라고 뭔가 좀 있어 보이게 배운것처럼 설명하려 했지만 역시나 와닿지가 않아서 다시 설명해보자면



일단 감사 한다고 나오면 "헤헤헤~ 그럼 재무제표에 이 숫자들이 어떻게 나왔나 한번 뜯어볼까~?" 하며 고등어 살발라내듯이 찬찬히 뜯어보게되죠.

그렇다고 무식하게 가시 하나까지 다 발라내듯이 뜯어보는게 아니고 일정수준의 확신만을 요구하기때문에 리스크가 있는 항목들에 무게를 둔다던지, 추정치가 많이 들어가는 곳이라던지, 금액이 크다던지, 회계부서 김대리가 수상하다던지, 랜덤 샘플링을 통한다던지 하는 여러 검증된 감사 테크닉을 통해 감사를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100% 확실하게 기록됐다!” 라고는 말을 못한다는거에요. “이정도면 뭐 크게 그짓말한거 같진 않습니다요.” 정도 랄까? 상식적으로 수천 수만개를 다 하나씩 일일이 뜯어보고 증빙자료도 보고, 확인하고, 물어보고 할수는 없잖아요. 적당히 합니다. 그래야 돈도 되구요.

 

 

 

 

부장님. 여기 한달에 200만원씩 H.G.D Company 로 계속 돈 나가는건 뭐에요?
아~ 그거 매달 사무실 뭐 고치는거에요
부장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홍.길.동 이요

우스게 농담으로 써놨지만
대화를 통해서 알아내는것들이 숫자로 표현되는거보다 훨씬더 많은 정보들을 전달하므로
Audit 의 Audit 은 Audition 처럼 사람들의 말을 듣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요즘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오래오래 고인물 선배님들이 하시는말씀 들어보면,
예전에는 감사가 지정제였다고 해요. 국가에서 감사인을 지정해주면 기업들은 무조건 그사람한테 받아야 하는거죠.
만약 A 회사를 저한테 지정해주면, A 회사는 초이스가 없이 무조건 저한테 받아야하게되고,
그렇다면... 칼자루를 쥐는건 제가 되겠죠....?
(생각만해도 설레네요)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 어디선가에서 봤던것처럼 김부장 정강이 차고, 서류 던지고, 서류 요청하면 이제 사과 박스에다가 잔뜩 담아서 가져오고 (아 물론 다른게 좀 섞여 있어야할수도 $$$ ), 저녁때쯤이면 좋은데가서 좋은거 마시고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이 대기업 누구 멱살을 쥔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허세인지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지만 그랬다고 하네요.

하.지.만

지금은 택도 없는 소리죠. 기업들도 감사인을 선택할수 있고,
회계법인들은 세일즈를 통해서 일을 따와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근데 Audit 의 Audition 처럼 묻고 들으면서 거기서 유추해서 이상한것들을 잡아낸다고요??
한 세번정도 물어보면 이제 그 클라이언트는 내년부터 못보게 될겁니다.

회계사의 꽃이라는 회계감사인데, 아무래도 이제 돈주는 클라이언트가 갑이다 보니 위상이 예전만 못합니다.
이런말 하기 그런데 저희헤사 감사하러 감사팀 나오면 오면 일단 제일 어두운 구석방에 에어컨 구멍도 하나고 거기에 형광등도 깜빡깜박이는 방줘요....
불편해서 빨리 하고 빨리 가라고...

그들도 압니다. 본인들이 불편한 존재라는걸.
그래서 뭐 요청할때도 눈치보고, 지치고 힘들텐데 매사에 손님대접용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걸 보면 때때론 "우리 회계사들이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이 공부 한건가 ㅂㄷㅂㄷ" 라는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내 밥줄인 내 회사가 먼저니 저도 그냥 똑같이 해요.. 요청서류도 드럽게 늦게 줘요. 바로 보내주려고 했더니, 저희 보스가 내일 보내라고 하더라구요. 쟤들은 아주 똥줄타고 있어보이는데.

아니 왜 정당한 돈받고 정당한 서비스를 제공 하는데 눈치를 보냐!! 말이 되냐!!
네 됩니다. 이것저것 요구하고 귀찮게 하자나요? 그럼 그쪽 회계법인 파트너에게 연락합니다.
지금 우리 회사에 와있는 토마스가 좀 우리랑 안맞는거 같다고. 필요 없는 인포 계속 요구해서 우리 시간 낭비 시킨다고.

다음날 바로 교체되서 다른 사람 와요.
뭐 계약이 파기 된건 아니지만, 토마스 입장에서는 회사에 안좋은 모습 보이게 된거고, 앞으로 진급이나 이런게 꼬일수도 있고, 또 다른사람들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으니 와서 약간 저자세로 일을 합니다.

그래서 Happy Hour 문화가 아주 발달하죠. 다같이 모여서 클라이언트 씹어야하니까.


아무래도 기업에 가서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출장도 잦고, 업무량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회사 저회사 다 뜯어 보고 다닐수 있는 기회가 있기때문에, 정말 열심히 한다면 남들의 배로 많은 경험들을 쌓을수 있죠.
실제로 감사하다보면 그 회사 내부 직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프라이빗은 하나의 회사 (내회사) 만을 위해 일하니 내 회사 사정뿌니 못보잖아요? 근데 감사인들은 수십군대를 돌아다니니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경험을 할수 있죠. 그리고 사실 회사 회계부서에 들어가도 일정 포지션이나 어느정도 직위가 되지 않으면 회사 전체 장부 보기 힘듭니다. 근데 감사 나가면 일단 장부부터 까니까 확실히 보는눈이 트일가능성이 높죠*

* 친구 하나는, 처음에 감사 업무 나간다고 신나서 온갖 열의를 가지고 나갔는데 일주일동안 옷걸이도 회사 자산이라고 옷걸이만 세다가 나왔다고하는 경우도있었고 (지금은 없어진 유명한 브랜드), 다른 친구 하나는 동물원이었나 양계장이었나. 동물들만 세다가 나왔다고 했던 웃픈 기억이 있습니다. 자꾸 움직여서 세고 세고 또 세야한다고*

 

 

 



제가 보는 장/단점은
장 - 많이 배운다. 출장이 많다(싱글이고 여행좋아하면). 간지가 난다. 회계사의 로망을 실현한 기분이다
단 - 일이 빡세다. 출장이 많다. 눈치 보인다. 개인에 따라 일은 개같이 많이 했는데 배우는게 없을수가 있다.

이게 쓰다보니 진짜 할말이 많은데 글이 금방 차네요.
감사인에 관한것만 해도 한 3부작은 나올거 같은데 다들 그렇게는 원해하시지 않으실테니
이정도면 어느정도 커버 됐다고 생각하고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좋은밤 되시구 시간되시면 제가 미국와서 삶을 연명하기 위해 했던 알바들도 한번 보고 가세요~

그럼 20000

(삶의 연명을 위한 미국 알바. 클릭나우)

 

미국 살며 했던 알바들

미국 살며 했던 알바들 안녕하세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저희 가족 들은 핑크빛 희망을 가지고 미국으로 넘어왔었습니다만, 바로 연달아 사기 두 번 당하고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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