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 현실적으로 미국 살면 어디에 거주하게 될까요?
혹시 영화에서 보는 그 넓은 앞마당에 차가 드라이브웨이(driveway) 딱 주차되어 있고, 차고가 자라라라라락 열리면 자전거랑 수리용품들이 뙇! 매달려 있고,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자전거나 닦아야 겠다 하면서 호스 뽑아다가 쫘아아아악 물 뿌리면서 자전거 닦는동안, 넓디 넓은 뒤뜰에서는 자녀들이 골든 리트리버 두마리와 원반 던지기 놀이를 하며 뛰어놀고, 땀난다 싶으면 뒤뜰에 있는 수영장에서 시원하게 수영도 좀하고, 그러다가 지치면 테라스나 덱(Deck) 에 앉아서 시원한 음료수 때리면서 해가 지는걸 지켜보며 선선한 바람에 머리를 말리고, 옆에서는 그릴에 지글지글 바베큐가 구워지고 있고, 그 냄새와 시원한 맥주 콤비네이션으로 산뜻하게 마무리짓는 하루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물. 론. 능력되셔서 그렇게 사시는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우리는 꼬일대로 꼬일 인생을 어떻게는 한번 펴보자고 아무 준비없이 넘어와서 이런저런 사기/사건/사고 등을 겪어 짠내나게 이민 생활을 시작한 그런 삶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람들의 기준의 조금더 현실적인 그림을 그려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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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세살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방 세살이 라고 불르기로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전세 개념이 없습니다. 아마 한국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 월세 아니면 자가로 나뉘게 되는데, 처음 넘어오면 무슨 돈이 있겠습니까…. 아 물론 돈 많이 들고 오셔서 집부터 뙇!! 사고, 차도 뙇!! 사고, 가구도 뙇!! 사고 시작 하시는분들이 계시지만 저희는 일단 가져온 돈은 오자마자 날려먹고, 그것보다도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출을 최소화 해야 했습니다. 보통 지인의 집에서 좀 개기거나 아니면 집 전체를 렌트하기는 부담되기 때문에 방하나 또는 지하실 이런식으로 세들어서 사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혼자 오셨을경우는 방하나 렌트해서 화장실 다같이 쉐어하고 뭐 음식 딱히 안해먹고 하면 큰 문제 되지 않는데, 가족분들이 같이 오시는경우는 베이스먼트 한층을 다 렌트해야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지 방도 좀 나눠서 쓰고, 화장실도 가족끼리 쓰고, 무엇보다 음식을 해먹을수 있기 때문이에요.
구조가 제가 살던 곳이랑 비슷해서 올렸는데 그냥 이런식으로 한가족이 사는겁니다. 방이 보통 1개 있거나 큰곳은 2개도있을수 있습니다. 주(state)나 시(county) 법에 따라서 지하실에 주방을 만들수 없을수도있다고 하는데 그냥 다 세 주려고 개조 해 놓습니다.
살다보면 부족한거는 딱히 없지만 뭐랄까.... 딱 삶에 필요한 기본적인것들만 충족이 되어 있는 느낌이랄까요? 조금 특징을 적어 보자면
- 일단 지하다 보니 습함
- 습하다 보니 벌레 종종 나와서 인사해줌
- 바닥에도 습기가 차니 곰팡이나 마루가 일어나는 현상이 있음
- 환풍 잘 안됨
- 화장실은 하나에 네가족이 써야 하니 약간의 불편함이 있음
- 1층 2층에는 주인살고 계실테니 소리나 냄새에 좀 조심스러워짐
- 반대로 위층에서 내려오는 소음도 신경쓰일때 있음 (다행히 우리는 조용한 집주인)
- 주인에 따라 (90% 이상의 확률로) 반려동물 불가
- 주인집이랑 주차장 같이 써야하나 우리가 주차 하겠다는 그런 말은 꺼낼수도 없음으로 매번 멀리 주차하고 와야함
- 친구나 지인 놀러오기 힘듬. (주차장 없음 / 집 보여주기 약간 꺼려짐 / 주인님이 사람오면 안좋아함)
- 전기/수도/가스/인터넷 등등이 월세에 다 포함된 가격이어서 부담이 적음
- 우리는 진짜 좋은 집주인 만나서 월세도 안올려줬음. 잘 지내시나요? 한번 찾아뵈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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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렇게 거주지를 골라놓고, 어디든 일을 시작하셨다면 (미국 이민, 뭘로 먹고 살아야 하나) 맞벌이를 한다는 전제하에 이제 집세는 크게 부담이 되시지 않으실겁니다.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녀분들이 중학교/고등학교에 가야 한다면 이왕이면 좋은 학군인곳에서 시작하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첫 직장이니 “일반적으로” 큰 돈을 버는 시기는 아니나, 집세 부담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이제 조금씩 조금씩 삶에 필요한것들이 구비 되는 시점입니다.
좋은차는 아니여도 중고차 잘 굴러가는것도 사고, 컴터도 사고, 가구 가져오신거 있으시면 넣고, 뭐 필요한 식기, 옷, 히터, 선풍기, 책상, 침대 등등등.
처음에 좀 고생하지만 그래도 워낙에 방세가 부담이 덜되기 때문에 위에 산것들 조금씩 갚으면서도 돈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서 다음 집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크레딧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잠깐만 : 미국은 신용사회. 크레딧이 거의 모든것을 좌우한다고 말하기에는 좀 오바인데 그래도 많은것들에 적용이 됩니다. 집을 살때도, 차를 살대도, 대출을 받을때도, 나중에 직장을 잡을때도, 심지어 기관들과 거래를 할때도***
제때 제때 돈 잘 갚으면서 크레딧 관리를 잘하셧다면 이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파트
남의 집 지하실에서 온갖 설움을 겪으며 이악물고 착착착 밟아서 돈을 모으시고 (설령 돈을 많이 못 모으셨을지언정) 크레딧을 쌓으셨다면 이제 아파트를 슬쩍 슬쩍 알아보게 됩니다. 이시기에 아파트 대신 콘도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아파트는 저소득층에게 주는 혜택이 있는곳들이 있으니 그런곳을 잘 골라서 들어가도록 합시다
이제 아파트를 들어가기 위해서 신청서 (application)를 작성합니다. 사는것도 아니고 그냥 월세로 사는건데도 계약기간이 있기 때문에 그쪽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체크를 많이 합니다. 일년에 버는돈은 얼마인지, 렌트비를 낼수 잇는지, 키우는 반려동물은 있는지, 사람은 몇명인지, 애는 있는지, 아픈지 등등등. 그 와중에 제일 중요한것은 아무래도 크레딧과 연봉 정보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에 방 세살이 하시면서 차곡차곡 쌓아놓으셨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으리라 싶습니다.
이제 좀 사람 사는 느낌이 납니다. 크기나 가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투베드룸 정도로는 이동하실수 있으실테고 무엇보다 아침에 해가 들어오는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는게 크게 달라지죠. 이제 지인들도 종종 초대할수 있고, 이때부터는 아무컵에 마시던 커피를 꼭 커피컵에 마시고 싶어 지는 기분이 듭니다. 아파트는 1년 2년 이런식으로 계약을 해야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잘 결정해서 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보통 전기세/물세/가스비 중 하나 나 둘 정도는 렌트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물세 포함 이라고 써있으면 하루에 샤워 세번 하세요. 은나 하실때 물 자주 내리고.
방세살이 보다 약간 올라간 렌트비에 더해서 이제 부수적인 것들이 조금씩 추가 되기 시작합니다. 예를들면 물/가스/전기 걱정 없던게, 이제 최소 한두개는 더 부담을 해야할것이고. 인터넷도 직접 내야하고. 한달에 얼마씩 관리비나 주차장사는 비용 등등도 추가될것이고, 이렇게 자잘하게 조금씩 추가 되는데 이것도 사실 무시하기 힘든 시기 입니다. 그래도 의지와 건강한 경제개념을 가지고 계시다면 돈을 모으시는데는 큰 무리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잠깐*
보통 여기에 들어오는 시점에 뭔가 이뤄냈다? 또는 이제는 살만하다? 라는 느낌으로 인해서 급격하게 소비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마음속 깊은곳에서는 "아.. 이정도면 뭐 좀 불편하지만 계속 살아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이사에 대한 마음을 접고, 또 본인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에 가구 배치나 집을 꾸미는데 돈을 쓰시게 되는데 ㄴㄴㄴㄴ 이제 시작임. 지금 콱 콱 밟아서 돈 모아 놔야 합니다. 아마 돈을 모을수 있는 마지막 단계 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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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저는 콘도나 아파트나 똑같아 보이는데 가장큰 차이라면 콘도는 구매 할수가 있습니다. 살다가 맘에 들면 사버든지 아니면 사서 들어가던지 할수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아파트 보다는 콘도가 더 커뮤니티 관리에 신경을 쓰는 느낌이었습니다. 아파트 엄청 큰 건물에 죄다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자가집이 아니니 언젠가는 다 나갈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서로 친해지려 하지않고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시끄러우면 와서 컴플레인 하는정도랄까? 근데 콘도는 자가로 사는 사람들도 많으니 오래 거주하고 그러다보니 서로서로 얼굴들도 알고해서 서로 인사도하고 이리저리 대화도 나누고 같이 고기도 굽고 하는거 같아요.
커리어 초반 또는 은퇴후에 자녀들 독립하고 나면 살기 좋은 면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단지 자체를 관리해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편한면들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쓰레기 버리기 가기가 너무 귀찮아요... 봉투에 넣어서 들고 4층을 내려가서 쓰레기 버리는곳에 가서 버리고 담배하나 태우고 집에 들어오면 15분 훌쩍 갑니다.
또 다른 단점으로는 집을 사도 가격변동이 크지 않아서 추후에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렵습니다...
타운 하우스
보통 가족들이 자리잡기 가장 좋은 스타일의 집입니다. 한가정이 살기도 하고 두가정이 살기도 합니다. 집 가격과 크기가 천차 만별이니 본인 필요에 맞는 집을 고르시면 될것입니다. 저희는 2층에 방3개 + 화장실 1개 / 1층에 화장실 하나 + 거실 + 주방 / 지하실에 방1 + 화장실 1 + 세탁실 / 로 이루어진 곳에서 살았습니다.
타운 하우스는 렌트로 들어갈수도 있고 돈이 있으시면 사서 들어가실수도 있습니다. 집을 사기 위해서는 Downpayment 를 해야하는데 보통 전체 집값에 20% 정도를 넣는것을 추천하나, 여력이 안되시면 그보다 낮게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한달에 나가는 대출상환금이 좀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죠. 크레딧은 물론 필수 요소고 (그렇기에 위에 세/아파트/콘도 등등에 사실때 꾸준하게 잘 쌓아 놓으셔야 합니다) 인컴 또한 중요합니다.
럭셔리 타운하우스라 불리는 곳들은 아래 나오게될 싱글하우스보다도 비싸고 넓고 크고 잘 되있는 집들이 있습니다만 우리 들과는 딴세계 이야기니 접도록 할게요.
보통 3층으로 되어 있고 입구부터 1층 2층 3층 으로 되어 있는경우도 있고, 1층 2층 지하 이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더 욕심을 내 싱글하우스로 넘어가고 싶으시다면, 이제부터는 큰 노고가 들어가게 될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집 산가격이나 렌트로 들어가는거나 한달에 나가는 돈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제 부터는 돈을 모으기가 생각 보다 힘들어지고, 그동안에 연봉상승이 있었다면 그래도 조금씩 모을수 있을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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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돈이 모이셨다면 타운사우스를 구매하시던지 아님 싱글하우스를 노려 보시던지 하실수 있는 옵션이 생깁니다.
타운하우스에 거주시 이웃들에 따라서 삶의 질이 완죤 바뀔수 있는데요, 보통 타운하우스는 자가/렌트 오래 계시니까 이웃들과 잘 지내려고 하지만 그 와중에 아주 이기적이고 시끄러운사람들도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쪽 집을 가끔 신고해주도록 합시다. 차를 잘못 주차 했다던지, 쓰레기를 날짜에 안내놓는다던지. 대신 걸리면 싸움나니까 조심해서 하세요. 저는 동네사람들도 친절하고, 깨끗하고, 조용하고, 안전한곳이어서 만족하며 살았었습니다. 내집이라는 느낌에 이런것
도 해보게 되구요. ㅎㅎㅎㅎ
싱글 하우스
보통 영화에서 젤 많이 보는 스타일 아닌가요? 동네에 따라/크기에따라/스타일에 따라 가격차이가 정말 천차 만별이지만 그래도 궁극적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가지고 싶었던 집입니다. 기본적으로 앞마당/뒷마당이 어느정도 보장이 되고, 무엇보다 옆집과 떨어져 있어서 사생활이 잘 보호가 된다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내집' 이니 아무 눈치 안보고 내맘대로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타운하우스는 내집일지라도 어느정도 미관을 해치치 않기위해서 어느정도 단지내의 규율을 따라야 합니다. 예를들면 대문 색깔 변경이라던지, 외관이 너무 더러워지면 고치라고 경고를 받는다던지)
집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저의 개인정보 유출이 염려되어 사진을 퍼왓습니다. 보시다시피 차고가 있어서 파킹에 큰 걱정이 없고 그 앞에 있는 드라이브웨이에 차도 많이 댈수 있어서 좋아요.
마냥 좋을거 같지만 싱글하우스도 단점이 많습니다.
앞위로 뜰이 있을테니 아무래도 벌레가 좀 많습니다. 해결하기 위해서 돌이나 콘트리트로 patio 를 깔기도 합니다만 다 돈입니다 ^^
잔디도 꾸준히 깍아줘야하고, 눈오면 눈도 치워야 하고 뭐 하나 관리해주는게 없이 다 알아서 해야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손과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도! 뭔가 평생 거주지라는 그런 안정감. 나만의 집이라는 안락감/독립감 등등이 아주 만족 스럽습니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사진 몇장 더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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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네요. 딱 보기만 해도 돈이 많이 들어간 집이라는게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그럼 위에 집들에 비해 한없이 초라한 저희 집도 한번 보시겠어요?
이렇게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집 종류들을 알아 보았는데요 혹시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하나하나에 쓸글들이 많아서 추리고 추렸는데도 글이 기네요. 다음에 더 자세하게 특징들을 쓸 기회가 되면 한번더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한점 있으시면 리플 남겨 주시고 미국은 월요일이네요. 다들 좋은 한주 되세요~!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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