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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CPA) 도대체 무슨일 하는사람 일까?

EasyLife 2021. 7. 1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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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회계사(CPA) 는 도대체 무슨일을 합니까?

CPA 는 Certified Public Accountant (공인회계사) 의 약자로, CPA 를 '씨.파' 라고 읽었던 마크 팍 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혹시 주변에 한번 물어봐 주시겠어요? 속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 있는지?


회계사가 아닌사람들은 더 모르고, 심지어 몇몇 회계사들도 자기가 하는일 외에는 다른 회계사들이 무슨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워낙에 회계사가 분포되어 있는 필드가 방대하고, 일이 세세하게 분리되어 있다 보니 그냥 주어진일만 반복적으로 하고 그게 무슨일에 어떤 부분인지를 모르는 자랑스러운 나의 지인도 있습니다.



제가 쓰는글이 '모든' 회계사들의 업무를 설명하는것은 아니지만 일단 이쪽으로 관심이 있으신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고 추후에 어느쪽으로 갈지 정하시는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래봅니다. 나처럼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해서.


일단 회계사가 하는일 / 할수 있는일은 겁나게 많습니다.


하지만 주변인들에게 회계사가 뭐하는사람들이야? 하면 100에 90은 "세금보고" 라고 답할거에요. 아마 미국 사시는 분이시라면 100에 99정도로 살짝 조정하겠습니다. 1명은정도는 감사 (Audit) 이라고 말할수도..


왜그럴까요? 그렇게 세금보고에 일이 치중되어 있다면 회계사가 아니고 세무사라는 명칭이 더 정확한거 아닐까요?


라는 질문은 잠시 미뤄두고 먼저 간단하게 회계사를 구분을 지어보자면


일단 회계사는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Public Accounting 에서 일하는 회계사와 Private accounting 에서 일하는 회계사

 

 

 

 

 

 



 

 

 


**잠.깐.만**
Public Company / Publicly trading company 와 Public Accounting은 다른거임. Publicly trading company 는 상장된 주식회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주식시장에서 주식 살수있는 회사들은 Public company 에요.



*이걸 왜 말하냐면, 친구가 회계 법인에 취직해서 '퍼블릭 어카운팅 빡실텐데...' 라고 했더니 '우리회사 상장된회사 아니에요' 하길래 CPA 라이센스좀 보여달래서 태워버릴까.. 한 10초 고민햇어요.


 

퍼블릭 어카운팅 Public Accounting

퍼블릭 어카운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회계법인을 일컫습니다. Public 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요. 쉽게 말해 찾아오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구조에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무궁무지하게 많습니다. 잘들 아시는 세무, 감사 외에도 Advisory, Consulting, M&A Deal 에도 관련될것이고, 내부통제 컨설팅, 거버먼트 컨트랙 관련업무, 401k 등등등 뭐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반면에 Private 은 내 회사'만'을 위해서 일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 회사' 는 구글이 될수도 있고, 현대가 될수도 있고, 동네 빵집이 될수도 있고, Non-profit(비영리단체), 정부, 병원 등등등 뭐가됐든 회사내에 소속되어 (일반적으로 회계부서 에서) 자신의 회사만을 위해서 일한다면 그것은 Private Accounting 으로 불릴수 잇습니다.


퍼블릭 어카운팅 : 다수의 손님들에게 서비스 제공
프라이빗 어카운팅 : 내 회사만을 위해서 일을함


먼저 회계법인은 아무래도 회계사 자체가 돈을 벌어오는 인력이자나요? 그래서 일잘하면 사장이 애지중지합니다. 회계사들이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손님도 만나고, 일도 따오고, 빨리빨리 일도 진행시키고, 손님 비위도 잘 맞추고, 일도 깔끔하게 잘 끝내고, 빠르게 잔금도 받고, 바로 다음일 착수하고 하면, 회사에 꽂히는 돈을 보며 경영진은 해피 하고, 잘했다고 보너스좀 쥐어주고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능력있는 회계사를 찾아서 대우를 잘해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5천만원짜리계약 10일 잡았는데 내가 영혼까지 털어넣어 밤샘코피 흘리며 3일만에 끝내주고, 다른 클라이언트 일 시작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회사에 수익이 많이 갈거자나요. 회계사들이 일을 열심히 많이 해줘야 수익이 극대화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업무 강도가 일반적으로 높습니다. 저는 바쁠때 일주일에 한 60시간 정도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 친구들 얘기들어보면 80시간 했다는애도 있고, 큰 법인에서 일한 다른 애는 일하고 옆에 호텔에서 샤워 + 눈만 붙히고 바로 출근하기를 일주일 내내 했다는 애도 있습니다. 뭐 "내가 갔던 군대가 젤 힘든 부대야" 와 같은 느낌일수도 있지만 여하튼 업무 강도가 높은거는 저명한 사실입니다.

 

 

대신 그만큼 초봉을 높게 쳐주는 편이고, 추후에 법인을 떠났을때도 "힘들곳에서 굴럿던 놈이기에 잘하겠지" 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여러 클라이언트를 경험할수 있기에, 정말 제대로 일한다면 짧은 시간에 많은것들을 배울 기회가 제공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한클라이언트에 붙혀 놓는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이지 않으니 제외). 그래서 보통 2-4년 후에 연봉 뻥튀기 해서 프라이빗으로 빠져 나가는 경로를 많이들 선택합니다. 출장 + 업무량 + 업무강도 + 스트레스 +클라이언트뺨 때리고싶다 + 엄마 보고싶어요 + 아들아 딸아 잘 자라고 있니. 에 지쳐서 보통 오래 못합니다.


그냥 지나가는 농담으로 파트너자리에 오른사람중 70%는 이혼했다고 하죠. 그 자리까지 올라가려면 일단 집에들어가는걸 포기해야하니 이혼당한다고...


그래도 혹시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싱글에 젊은 나이라면, 퍼블릭 경험을 추천드립니다. 나중에 프라이빗으로 옮길때도 퍼블릭경력 3년이상 이런식으로 조건 붙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프라이빗 어카운팅 Private Accounting)

 

그러면 프라이빗은 어떨까요? 프라이빗은 내 회사만을 일하는 회계사입니다. 뭔말이냐? 위에 퍼블릭도 자기 회사가 있고 자기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 않느냐?



맞습니다. 근데 그 일의 성격이, 프라이빗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관련된 회계 업무를합니다. 우리회사 매출은 얼만지/잘 인식됐는지, 비용은 어떤지, 이번달에 놓치지 말고 기록 해야 하는것들은 있는지, 왜 이번달은 버젯이랑 다른지, 다음달 대비 캐쉬보유량은 괜찮은지, 간접비용은 잘 계산됐는지, 직원 월급은 잘 나가고있는지, 프로젝트를 유지 할지 폐기해야할지, 이번에 감사나온 애들은 어느 골방으로 보내야하는지, 더운데 에어컨을 틀어줘야하는지, 깜빡이는 전구를 갈아줘야할지 말아야할지, 어떻게 해야지 최대한 불편함을 느껴 금방 가게 할지 등등등. 오롯이 내 회사만을 생각하는 귀염동이.



프라이빗은 회계사 의 느낌보다는 회계부서에 있는 직장인 느낌이에요. 회계는 어느 분야로 가던 피할수 없는 일이 바쁜시기가 있습니다만, 프라이빗의 성격상 저에게 엄청난 오버타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내가 일을 많이한다고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 주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저를 쪼거나 하지 않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한다고 코카콜라가 잘 팔리는건 아니잖아요. 마케팅이나 세일즈 부서가 더 영향을 끼치겠죠.
제가 기가막힌 능력으로 회계처리를 한다고 해서 저희집 빵이 더 잘팔릴가요? 아마 아닐거에요.
도움은 될수 있겠지만, 저를 짜낸다고 매출이 오르진 않습니다. 뭐 비용절약하는거에는 약간 도움이 될수 있을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한 이유로 전체적으로 업무 강도가 퍼블릭에 비해서 좀 낮은편 이라고 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연봉도 좀 더 낮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업무강도는 그냥 받는 돈에 비례하는구나를 뼈져리게 느끼는 바입니다)


* 좀 깊히 들어가면 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간단하게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회계법인일할때는 내가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니 좀 당당한 느낌이 있는데, 프라이빗가면 회사에 벌어온돈 깍아먹는 존재여서 약간 목소리가 작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맞아요. 실제로 들은 말이에요. 잘지내니 데이빗? 너는 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었지. 돈 벌어오는 엔지니어들 이메일에 빠릿빠릿하게 대답해야한다고"

 

 

 

 

 

아직도 개념이 헷갈리신다면 아무래도 생소한 회계사보다는 널리 잘 알고있는 변호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법무법인 vs 사내변호사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때요?


법무법인에 변호사들은 이혼소송, 교통사고, 이민, 민사소송, 형사소송 뭐 여러가지 이유로 여러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법률조언 및 서비스를 제공할것입니다.


하지만 삼성의 사내 변호사들은 삼성만을 위해서 일하면 되죠. 삼성에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동법관련이라던지, 특허라던지, Lease, 계약문제, 문서검토, 다른 법률 분쟁 등등을 다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저렇게 수많은 회계사들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일들을 하는데, 왜 사람들에게 (특히나 미국사는 개인) 에게 물어보면 회계사=세금보고 하는사람 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것일까요?



내가 저거 때문에 서러운일이 많은데 이걸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기도 그런게 저희 어머니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대학에 들어갈때 저는 전공을 '미정' 으로 들어갔는데, 친구 하나가 회계전공을 추천해서 집에와서 어머니께 여쭈어보니 어머니 또한 똑같이 세금 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아버지는 회사 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아~~주 까탈스런 놈들" 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뭐 얼핏 이중장부, 탈세, 횡령 등등의 회계사로서 들어서는 안되는 단어들도 들은거 같은데 뭘 설명하시려고 했는지는 아직도 알수가 없습니다.



여하튼 회계사=세금보고 라는 인식의 가장 큰 이유는 개인은 회계사를 만날일이 세금보고 할일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종합 소득세를 개인이 직접 준비할수 잇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잘 모르지만 다 자동 전산처리되죠?). 하지만 세법이라는게 일반일이 알기에는 양도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혹시 뭐 잘못했을까 불안한 마음에 회계사/세무사를 찾아 가는거죠. 그러다 보니 회계사=세금보고 해주는 사람 이라는 인식이 개개인들에게 강하게 자리잡은거 같습니다.



초기에는 저도 세무쪽을 했었는데요, (주변인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고 생각했음) 솔직히 가져오는 케이스들 대부분이 개인이 그냥 하셔도 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Instruction 찾아서 읽어보면서 두어번만 하면 그닥 어렵지 않아요. 물론 상속이라던지, 여러 비지니스를 소유하고 계시다던지, 복잡한 투자자산들이 있다던지,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계시다던지 하면 좀 얘기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직장인에 봉급 생활자라면 굳이 회계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터보택스하세요. 개꿀임.

새로운 사람들 만날때마다 회계사라고 소개하면 "아.. 저희 이번에 세금이..." 로 시작하는데 저는 세금 잘 모르거든요... 손 놓은지가 엄청 오래 된데다가, 제가 일했던 이후로 어마어마한 메이저 업데이트들도 있고 (예를들면 코로나 관련 세금 베네핏이라던지), 개인적으로 세무 별로 안좋아해요... 삐끗 하면 페널티여서. 근데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 세금 물어보는데, 그것도 진짜 사람 답답하게 하는 질문들...



"나 이번에 작년이랑 연봉 똑같은데 왜 세금 많이 내?"
"나 연봉 xxxxx 인데 그럼 연말에 세금 얼마내야대?"
"캐쉬로 받은거는 보고 안해도 되지?"

답을 하기가 힘듭니다.


차라리
"이런이런 상황인데 차 하나 회사 이름으로 리스하는게 낫죠?"
"지금 5% 이자 나가는 대출 있는데, 그거 갚느니 연금에 넣는게 낫죠?"

뭐 이런거라면 차라리 같이 보면서 대답해주기가 편해요.


저 말도 안되는 질문들에 바로 대답해주지 못하면,

"아니.. 회계사 하는일이 세금인데 왜 잘 몰라.....? 너 회계사 맞아?" 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응. 아냐.. 회계사 하는일 세금 아냐….


욱해서 계산기를 꺼내 대략적인 금액을 계산해줄까 라고도 생각했지만 이런 저런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계산했다가 나중에 정확하지 않았다고 더 의심을 살까 조용히 계산기를 내려놓았던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친구들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한테 "너는 엔지니어니까 우주선 만들줄 알겠네?"
안과 의사한테 "나 대장 내시경좀 도와줄수 있어?"
프랑스 쉐프한테 "너는 쉐프니까 모든음식 다 알겠네. 김치 잘담궈?"
라고 묻는 그런 느낌이에요.


물론 알겠죠. 프랑스쉐프도 김치 유명하니까 뭐 만드는법은 읽어봤겠죠. 안과의사지만 레지던트 다 했으니 내시경 하래면 어떻게든 할수는 있겠죠. 하지만 현직에서 계속 그 업무에 노출되어 있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전문가랑 상담을 하라는거에요. 혹시 글을 읽다가 목소리가 커지는것처럼 느끼셨다면 맞습니다. 흥분이 고조되고 있어요. ㅂㄷㅂㄷ

 

 

 

 

글을 쓰다보니 그동안 사람들앞에서 소리내어 말하지 못했던 수많은 얘기들이 가슴속에서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글은 길어지고 배가 출출해지는 관계로 관심 있으시다면 2부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회계사(CPA) 도대체 무슨일 하는사람 일까? 2탄 Auditor (감사인)

 

회계사(CPA) 도대체 무슨일 하는사람 일까? 2탄 Auditor (감사인)

지금 이곳은 일요일 저녁. 해가 저물고 밤이 다가와 세상을 어둡게 물들이며 몇시간 후면 월요일이라는것을 다시한번 인지시켜주는 순간부터 저의 우울감은 극대화 되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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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좋은 하루 보내시고, 오늘은 라면데이네요. 점심은 라면드세요. 왜 라면데이 인지는 묻지 마세요 그냥 제가 라면이 땡겨서 그런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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