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

돌아와줘서 고마워요 테슬라

EasyLife 2020. 7. 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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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내내 곤두박질치던 테슬라가 장어 먹고 힘을 냈는지 오늘 부쩍 많이 올라오네요.

 

계속해서 들리는 말은 이거 죄다 거품이다. 지금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라고 계속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도 겁먹고 팔아야지... 팔아야지... 하던 중에 타이밍을 놓쳐서 (라고 쓰고 귀찮아서 라고 읽는다) 못 빼고 있었습니다. 저번 주 미친 듯이 내려가길래 가까운 강이 어디 있더라... 라며 지도를 펴놓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주말이어서 까먹고 있다가 월요일인 오늘 들어가 보니까 어느새 다시 올라와 있네요. 귀여운 것. $852.37 이면 한 백만 원?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히힛 고기 사 먹어야지~

 

 

갑자기 폭.풍.상.승
고기 고기 고오오오기~~~

 

저는 사실 주식 완전 초보로서 깊은 지식에 대해서는 1도 모르고 따로 공부도 안 했습니다만 요 몇 달간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갇혀있으니 할 게 없어서 시작해본 건데, 하루하루 스릴이 넘치네요. 두 개의 몽둥이 중 하나로 맞는데 하나는 스티로폼 하나는 야구 빠따, 하지만 나는 둘 중 어떤 걸로 맞을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그게 스티로폼이었을 때의 쾌감이을 주식을 통해 느끼는 기분 이랄까요?

 

돈 많으신 분들 크게 굴리시는 분들은 진짜 돈 쉽게 벌고 쉽게 잃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달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느낀 게 있다면 초반에 돈 불리는 데는 역시나 몰빵인 거 같아요. 특히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기 주식에 리스크를 잔뜩 껴안고 들어가는 게 수익률을 늘리는 데는 제일 빠른 거 같습니다. 아 물론 망하는 것도 제일 빠를 거예요.

 

저는 패턴이 보통 "이 녀석 굉장히 탐스러워 보이는군" 또는 "형 이거는 무조건 올라요"라는 조언으로 그 주식을 사는 동시에 일단 삼토 막나고 시작합니다. 아까워서 팔지도 못하고 꾸물 꾸물 거리고 있다 보면 어느새 올라와서 수익을 가져다주는 그런 패턴으로 계속 지난 몇 달간 살아남고 있습니다. 약간씩 수익이 나니까 자신감이 생겨서 지인에게 나는 테슬라를 가져갈 테니 너는 니콜라를 가져가라.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현재는 제 카톡 안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18년 된 지인을 잃을 거 같네요. 그 지인이 매수하고 나서 정확하게 반토막 나더라고요. 페이스북 보니까 집에 쓰던 거 뭐 잔뜩 팔던데, 부디 제가 그 원인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해보니까 재미있어서 마음속으로 제대로 공부해야지, 시간 내서 나중을 위해서라도 배워놔야지.라고 생각은 계속하는데 막상 현실은 유튜브에 '2020 이거 꼭 사야 된다' 추천 영상들 보면서 여기 넣었다가 저기로 갈아타고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사실 들어간 자본금이 크지 않아서 크게 무섭거나 위험하진 않은데 그래도 스릴은 넘칩니다. 마치 UFC 경기에 돈을 걸면 내가 뚜드려 맞는 기분이 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 거 같네요.

 

유튜브에서 추천해주시는 거 들으면서 보면서 조금씩 배우고 있긴 한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강의하시는 분도 본인이 그렇게 확실하게 오를 거라고 생각하면 달러 빚을 내서라도 올인 투자를 하면 금방 부자 되실 텐데 왜 저기서 강의하고 계신가 하는 의심... 이 계속 들더라고요.... 알아요 비뚤어진 성격인 거... 근데 그런 생각 한 번씩들 해보시지 않나요? 유튜브 찍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리플 달아주고 하는 거보다, 오를 거라고 확신하는 주식에다가 가족들 돈 죄다 긁어모아서 몰빵 하면 큰 수고 없이 금방 부자 되실 텐데...

 

그래서 저는 강하게 추천해주는 주식일수록 믿지 않습니다. 특히나 유튜브는 조회수를 목적으로 자극적인 얘기만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더 꺼리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티스토리 블로그에 포스팅해주시는 분들(고마워요 이웃님들) 글 읽으면서 나름 공부하고 이해하고 천천히 지식을 쌓아가며 여전히 위험천만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배움의 길은 길고, 손가락은 짧으니 아무래도 저의 배움이 끝날 시기에는 이미 돈은 다 사라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익률을 떠나서 주식하면서 제일 좋은 점은 심심하지가 않습니다. 일하다가 쉴 때 한 번씩 보면 떨어졌구나/올랐구나 를 보는 재미가 있고, 또 팔고 나면 이제는 뭐 살까 하는 고민하는 것도 재미가 있고, 그 고민하는 중에 회사들도 찾아보고 뉴스도 읽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게 되고. 이점이 많은 거 같아요. 아마 큰돈으로 하지 않아서 덜 휘둘리기에 가능한 거 같아요. 내일도 부지런히 올라줘서 오늘 산 자전거 지금 오고 있는데 도착 시점에 맞춰서 자전거 가격이랑 퉁 쳐줬으면 좋겠네요.

 

 

22일이었나요?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하는 날이? 오늘도 조용히 숨을 죽이고 발표 결과를 기다려 봅니다. 혹자에 의하면 발표 후에는 가치가 조정돼서 지금 보다 떨어질 것이다 vs S&P 입성으로 엄청나게 뜰 것이다.로 나누어지고 있는데요, 저는 가지고 있어 보겠습니다. 22일 이후로 포스팅 안 올라오면 어디 술 먹고 폐인 된 걸 수도 있으니 가끔 댓글 같은 걸로 격려글 좀 남겨주세요.

 

남은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모두들 부자 되세요!

 

 

포토맥 강. 한강처럼 화려한 불빛들에 둘러 쌓여 있진 않지만,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늘씬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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