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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나

유아 아토피, 부모의 고생 (크림소개)

by EasyLife 2020.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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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아토피는 최악이에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하면 긁어서 피나는 건 기본이고 무엇보다 괴로운 건 애가 잠을 못 자요. 깊게 잠들었나 가도 싶다가 중간에 긁다가 깨서 우는 경우가 하루 걸러 하루도 아니고 그냥 매일 이었습니다. 참 진짜 애도 힘들지만 부모도 힘이 들죠. 아기는 가려워서 힘들고, 부모님 밤새 아기 긁어주느냐고 수면 부족으로 힘들고.

 

하루도 맘 편하게 잠 못 자고 자다가 깨서 울면서 미친 듯이 긁고 괴로워하는 내 금쪽같은 자식을 보면 정말 어찌나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던지 어떨 때는 눈물이 다 나더라니까요. 아기 아토피는 부모가 부지런하면 애가 고생 안 한다 라는 말을 듣고 혹시 내가 게을러서 애가 고생하나 싶어서 더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황달/천식/아토피 삼종 세트로 갖난 아이 때부터 엄청 고생했었습니다. 호흡 문제로 일주일간 입원도 했었고 그 와중에 혈중 산소농도? 가 심각하게 떨어져서 장기(뇌 포함)에 손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진짜 매일 밤 아이 옆에 엎드려서 온갖 기도는 다 했던 거 같아요. 사실 아토피는 첨에 눈에도 안 들어왔었습니다. 천식이 엄청 심해서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천식이라고 의사들도 확답을 못했었어요. 그냥 바이러스 일종인 거 같다고만) 다 거기에 정신이 팔려 있었지 아토피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호흡 문제가 좀 나아지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기고 나니 아토피가 이렇게 심했었구나 하고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는 곳이 미국이다 보니 병원 한번 가는 거 치료 한번 받는 게 굉장히 번거롭고 복잡합니다..... 만 아무리 잘 봐줘도 이건 핑계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애가 그렇게 고생하는데 무조건 일 순위로 더 일찍 대처해 주지 못한 게 애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병원 가서 강력한 스테로이드 처방받고 꾸준하게 발라줘서 일단 난리 난 피부는 일단락시켰습니다. 일주일 내내 빼먹지 않고 발라줬더니 피부가 금방 깨끗해지더라고요. 이렇게 간단한걸 그동안 왜 이렇게 애를 고생시켰을까 싶어서 한 번 더 미안. ㅠㅠ

 

근데 문제는 이 스테로이드는 너무 강해서 일주일 이상은 바르지 말라고 합니다. 다 가라앉고 나면 보습 크림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하는데 듣기로는 보습크림으로 보습만 완벽하게 해 주면 아기가 고생할 일은 없을 거라고 해서 반드시 잊지 않고 해 주리라 라는 마음으로 필사적으로 발라줬습니다. 근데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밤에 보면 벅벅벅까진 아녀도 박박박 긁고 있어요..

 

보습 크림이 안 맞나 해서 닥터가 추천해준 다른 제품도 써보고, 주변에 다른 아토피 자녀 가진 분들에게도 추천받아 써보고 했는데 이것도 아기들 마다 피부가 다른 건지 어쩐지 좀 좋아졌다가 또 나빠지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여러 가지 한참을 써보다가 결국 지금은 두 개로 추려냈고 이 두 개만 쓰고 있습니다. 하나는 수시로 기저귀 갈 때마다 메인으로 발라주고, 다른 하나는 자기 전에 한번 굵직하게 발라줍니다. 요즘은 최소한 자면서 긁다가 깨는 경우는 없어요. 가끔 꿈을 꾸는지 소리 질르면서 깨거나, 꺄르르륵 웃으면서 깨는 거 외에는. 웃으면서 깰 때 약간 무섭습니다..

 

 

첫 번째 크림은 VaniCream이라는 겁니다.

 

 

Vanicream Moisturizing Cream with Pump | Fragrance and Gluten Free | For Sensitive Skin | Soothes Red, Irritated, Cracked or Itc

Vanicream Moisturizing Cream with Pump | Fragrance and Gluten Free | For Sensitive Skin | Soothes Red, Irritated, Cracked or Itchy Skin | Dermatologist Tested | 16 Ounce

www.amazon.com

좋아요... 진짜 너무나 좋아요.. 원래도 유명한 크림이기는 한데 저희 애한테는 너무 잘 맞는 거 같습니다. 어떤 약사분이 말씀하시기를 처방전 들어와서 약 제조하거나 희석해야 할 때 이거 넣는다고, 그 정도로 다른 이물질? 들 안 들어가 있고 plain 하다고 하네요.

 

저는 남자인데 솔직히 저를 위해서 제가 직접 쓰라고 하면 못씁니다. 제가 쓰기에는 좀 끈적한 느낌이 있고 농도도 뭔가 진한 느낌이에요. 이게 여성분들이 표현하는 촉촉함(?) 인지는 모르겠는데 애기 발라주고 손에 묻어 있는 거 손목에 쓱싹 문질러서 닦으면 그게 또 한참 갑니다. 보습효과가 오래가는 거 같아요.

 

저는 보습이라고 해서 물기가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끈적한 물 같은 걸로 피부를 덮어놓는 느낌적인 느낌(?).

 

양도 많아서 그렇게 자주 발라주는데도 한참 써요. 지금 두통째 쓰는데 틈만 나면 발라줬더니 요즘은 손목 앞뒤, 팔꿈치 앞, 무릎 뒤, 발목, 목 뒤, 가슴팍 죄다 깨끗합니다. 매일 긁어서 피부가 항상 벗겨져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전무합니다. 너... 너무 행복해요 ㅠㅠ 이제야 제대로 된 부모 노릇 하는 거 같고 쌓여있던 미안함이 아주 조금은 가시네요.

 

양 많이 들어있으니까 그냥 틈 나는 대로 바르세요. 기저귀 갈고 한번, 눈 마주치면 한번, 우유 주고 한번, 낮잠 잘 때 한번 자주자주 발라주시면 확실히 효과 보실 거예요. 아무래도 로션 느낌이어서 저는 급하면 옷 입은 상태로 손만 넣어서 가슴 목 발라주고 팔다리는 옷 돌돌돌 말아서 발라줘요. 한 달 정도 더 지나도 아기 피부 괜찮으면 이제 반팔도 처음으로 입혀볼까 합니다. 을메나 귀여울까 ♡

 

그동안은 하도 긁어서 반팔 반바지를 못 입혔던 게 한이 되네요.

 

 

두 번째 로션은 Aquaphor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제품이죠. 이거는 위에 거와 다르게 엄청 진해요. 저희 생각하는 바셀린 같은 느낌. 바르면 지 이 이 이 이이인 짜 오래간다는 천사표 제품. 

 

이거는 주로 씻기고 자기 직전에 발라주는데요 그 이유는 낮에도 발라줬었는데 돌아다니고 굴러 다니고 하면서 여기저기 다 묻혀가지고 바닥이며 소파며 아주 난리를 쳐놔서 꼭 자기 전에만 발라줍니다. 이게 끈적하고 미끌미끌하고 thick 하고 그래서 바르는 동안에도 손이 찝찝한데 확실히 애기한테는 도움이 됩니다. 오래 지속돼서 자는 시간 동안 수분을 잘 유지해주는 거 같아요..

 

단점이 있다면 다음날 아기가 거지꼴로 일어납니다. 아무래도 자면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하고, 목 쪽에 발라준 곳에 머리카락 와서 붙었다가 떨어지고 하다 보면 다음날 아침에 방문 열면 애는 어디 갔고 그지의 몰골을 한 아기가 앉아있죠. 그래도 밤새 맘 편히 잘 수 있다는 거에 비하면 그 정도쯤은 감수할만하죠.

 

이 두 개가 저와 제 와이프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일 기가 막히게 잠든 지 3-4시간 후에 온몸을 차례대로 벅벅 긁으면서 울면서 일어납니다. 조용히 달려가서 안아서 진정시키고 로션 또 발라주고 좀 괜찮아졌나 지켜보다가 재우면 한 시간, 길면 두 시간이 후딱 갑니다. 잠들었나 싶어서 옆에 가만히 누워서 저도 잠들만하면 애가 또 긁기 시작하니, 혹시라도 긁다가 깰까 봐 밤새 비몽사몽 하면서 제가 긁어줬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에요. 잠들어서 손이 멈추면 애가 자기도 잠결이면서 제 손을 자기 배위에다가 올립니다. 빨리 긁으라고. 그게 또 얼마나 귀여우면서 마음이 아프던지..

 

애도 애지만 저도 제 와이프도 잠을 못 자니 삶의 질은 나날이 떨어지고, 어떨 때는 해지고 슬슬 밤이 오면 이제 무섭기까지 하더라고요. 그 와중에 와이프는 둘째를 임신해서 저 혼자 감당하다 보니 제가 산후 우울증을 겪을뻔했습니다.

 

어쨌든 지금 저와 같은 고생을 하고 계신 분들이 라면 저 위에 두 제품 강추 강추 강추드립니다. 애기마다 다를 수도 있어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현재 보습크림을 찾고 계시거나 아직 시도 안 해보신 분들은 꼭 써보세요. 당신의 가정에 평화가 늘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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